생선 많이 먹을수록 치매 덜 걸린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 이상 생선이나 해산물을 섭취하는 노인들은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치매를 유발하는 주요 질병)과 치매(癡呆, Dementia) 증세가 나타날 확률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British Medical Journal 제325호, 932-933쪽 , 2002년10월 참조)

프랑스의 빅터 세갈랑 보르도 대학(Universite Victor Segalen Bordeaux) 연구진은 몸에 좋은 지방인 ‘불포화지방’이 다량 함유된 생선 그리고 각종 성인병, 특히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포화지방’이 다량 함유된 육류의 섭취가 치매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1991년과 1992년 사이에 치매에 걸리지 않은 68세 이상 노인 1674명을 선정하여 육류와 생선 섭취 횟수를 측정했다. 그 후 2년, 5년, 7년이 되는 시점마다 노인들을 방문해서 이들의 식습관과 치매상태를 계속 기록했다.

7년 후 연구가 끝난 시점에 170명의 치매환자가 발생했고, 그 중 135명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 환자였다.
분석 결과 생선을 비롯한 해산물 섭취와 치매 발생은 관련 있음이 입증되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 생선을 먹은 노인들은 전혀 생선을 먹지 않은 노인들보다 치매 발생 확률이 평균 33%나 낮게 나타났다.

이는 연령과 성별의 영향을 고려한 뒤 얻은 결과다. 또한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생선을 더 자주 먹는다는 결과도 나왔다. 한편, 육류 섭취와 치매 발생은 별 다른 관련이 없었다.

연구진은 해산물을 먹으면 치매에 덜 걸린다는 결과에 대해 “생선기름에 많이 포함된 불포화지방이 뇌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줄여주고, 뇌 발달과 뇌 신경세포 재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릴 때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지닌 사람이 더 높은 교육수준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고,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생선 섭취량을 늘리라는 전문가들의 권고를 잘 따르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육류 섭취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비만과 심혈관계 질환의 증가현상은 이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치매노인을 모시는 가정이 급격히 증가하고 추세라는 보도도 여러 번 있었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고기보다 생선을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식생활 지침을 일찍부터 꾸준히 실천할 일만 남았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