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아지는 음악, 따로 있다

우울할 땐 음악을 들으며 마사지하자.
“스트레스 어떻게 푸세요?”라고 물으면 노래를 불러요, 운동해요, 먹고 자요 등 성격 따라 취향 따라 다양하게 말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 질문에 ‘음악을 들어요’라고 대답했다면, 당신의 뇌는 적어도 ‘음악 치료’의 관점에서는 제대로 대접 받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법 중에서 음악 듣기는 여러 연구에서 검증되어 믿을 만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음악이 기분을 전환하는 데 효과적일까? 다음은 기분 전환에 좋다고 알려진 노래 목록이다. 실험해 보니 이 노래들이 중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우울과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1. 댄스
* Straight Up-폴라 압둘
* Nasty-자넷 잭슨

2. 발라드
* Vision of Love-머라이어 캐리

3. 느린 종교 음악
* Greatest love of all-휘트니 휴스턴

4. 보통 박자의 종교 음악
* Keep the Faith-마이클 잭슨

우리의 뇌는 우반구와 좌반구로 나뉘며 그 둘을 뇌량이 연결하고 있다. 각 반구는 전두엽, 두정엽, 후두엽으로 구성되며 옆쪽으로 측두엽이 자리한다. 각 부분에 따라 맡은 일이 다르고 특히 맨 앞부분에 위치한 전두엽은 ‘기억력, 사고 과정, 문제 해결, 감정, 성격’ 등 ‘인간의 특성’ 대부분을 주관한다. 뇌는 신경계를 관할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각 부분이 모두 균형적으로 활동해야 정상이다. 그렇지 않고 좌·우 뇌의 균형이 깨져 한쪽만 더 활발하게 활동한다면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예를 들어, 우반구 전두엽 활동량이 좌반구 전두엽 활동량보다 커지면 우울 증세도 심해진다. 이 사실은 뇌파의 주파수 변화를 측정하는 EEG(Electroencephalograph)라는 기계를 이용해 밝혀냈다.

학자들은 지금까지 우울증을 치료하여도 뇌파에는 변화가 없다고 믿었다. 그런데 미국 플로리다의 애론(Aaron) 교수와 필드(Field) 교수가 실험한 결과, 음악은 인간의 뇌파를 변화시켰다. 이들은 앞에서 소개한 노래를 우울증이 있는 청소년 집단에게 들려 주었다. 그후 EEG를 이용해 우측 전두엽의 이상 활동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을 알아냈고 실질적인 음악 감상의 효과를 조사할 수 있었다.

우울 증세를 호전시키는 데는 마사지도 효과적이다. 애론 교수와 필드 교수는 우울증 척도를 나타내는 CES-D(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와 DISC(Diagnostic Interview Schedule for Children), 뇌파 측정에서 모두 우울 증상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평균 연령 18.8세의 청소년 서른 명을 음악 청취 그룹(16명)과 마사지 그룹(14명)으로 나누었다. 이들은 그룹 별로 15분 동안 음악을 청취하거나 스웨덴식 마사지(서양식 마사지로 주무름, 두드림, 마찰, 충격 등의 기술을 혼합한 마사지 기법)를 받았다.

15분 후 EEG로 뇌파를 측정해 보니 마사지 그룹도 음악 청취 그룹처럼 우반구 전두엽 뇌파가 안정되었다. 깨어 있지만 뇌가 활동하지 않을 때 나타나는 뇌파를 알파(α)파라 하는데 이 주파수대 역시 치료 전과 중, 후반기 동안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마사지를 받은 그룹은 우반구 전두엽 이상 활동으로 변한 뇌파가 치료 후 75%까지 정상화되었고 음악 청취 그룹은 약 40% 가량 회복되었다. 이렇게 음악 감상과 마사지처럼 뇌파를 안정시키는 이완요법이 우울 증세를 호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이는 미국 청소년에 한정하여 실험한 결과이므로 일반화시키려면 더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를 포함하는 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prozac)이나 기타 심리 치료 약물의 부작용이 속속 보고되는 지금, 대체요법이 우울 증세를 완화한다는 소식은 희망적이다. 음악 감상이나 마사지 외에 다양한 이완요법을 더 개발하고 검증해야 한다. 또한 여러 심리 장애를 예방하는데 이완요법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도 연구해 봐야 한다. 음악과 마사지를 자가요법(self-help)에 응용하여 일반인이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가지도록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나는 얼마나 우울할까?

* 우울증 자가 진단표(CES-D)

아래의 일들이 지난 일주일 동안 며칠 정도 일어났는지 아래 설명을 참고하여 답변해 주십시오.
①(극히 드물다): 일주일에 1일 이하       ①(가끔 있었다): 일주일에 1~2일 정도
②(종종 있었다): 일주일에 3~4일 정도  ③(대부분 그랬다): 일주일에 5일 이상

1.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일들이 괴롭고 귀찮게 느껴졌다.①②③
2. 식욕이 없다.①②③
3. 어느 누가 도와준다 하더라도 나의 울적한 기분을 떨쳐 버릴 수 없을 것 같다.①②③
4. 무슨 일을 해도 집중하기가 힘들었다.①②③
5. 비교적 잘 지냈다.①②③
6. 상당히 우울했다.①②③
7. 모든 일들이 힘들게 느껴졌다.①②③
8. 앞일이 암담하게 느껴졌다.①②③
9. 지금까지 내 인생은 실패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①②③
10. 적어도 보통 사람들 만큼은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①②③
11. 잠을 설쳤다(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①②③
12. 두려움을 느꼈다.①②③
13. 평소보다 말수가 적었다.①②③
14.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①②③
15. 큰 불만 없이 생활했다.①②③
16. 사람들이 나를 차갑게 대하는 것 같았다.①②③
17. 갑자기 울음이 나왔다.①②③
18. 마음이 슬펐다.①②③
19.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①②③
20. 도무지 뭘 해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①②③

출처: 한국에서의 CES-D의 사용, Journal of Korean Neuropsychiatry Vol. 30, No. 4
소아 정신 건강 클리닉(http://drchoi.pe.kr/)

* 결과 채점 및 해석

이 검사는 미국 정신보건연구원(NIMH)에서 1971년 우울 증후군을 측정하기 위하여 개발했다. 이 진단표는 각 질문에 해당하는 응답 번호의 숫자를 모두 더하되 긍정적 정서 질문인 5, 10, 15번 문항은 거꾸로(3이 0점, 2가 1점, 1이 2점, 0이 3점) 채점한다. 합산한 점수가 16점 미만이면 정상, 16점 이상은 가벼운 우울 증세, 24점 이상은 우울증으로 본다.

* 참고 문헌
“Massage and Music Therapies Attenuate Frontal EEG Asymmetry in Depressed Adolescents; Analysis of Depression in Continuous Ambulatory Peritoneal Dialysis Patients,” Adolescence, Vol. 34, No. 135, Fall 1999; 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 2002, 17: 790-4

글-김미영(컬럼비아 대학 임상 및 상담심리학과 교육심리학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