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5시간 이상 컴퓨터 모니터(VDT)를 바라보는 사람은 잠이 잘 안 오고, 자주 잠이 깨며,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지는 등의 수면장애뿐만 아니라 불안하고 우울하며 동료와 어울리기 힘들어지고 일하기가 싫어지며 삶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정신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뚜렷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American Journal of Industrial Medicine』제42호;421-426쪽, 2002년) 두통, 눈의 피로, 관절통, 어깨가 뻣뻣해짐, 요통, 감각장애, 피로감 등의 신체적 증상은 시간적 임계점(臨界點; 일정 수준 이하에서는 이렇다 할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경계선) 없이 사용시간과 비례하여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일본 치바대학 의대 연구팀이 1995~1997년 사이에 매년 25,000명 이상의 정보통신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검진을 통해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컴퓨터 모니터 사용시간과 건강장애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응답자들에게 모니터 사용시간을 1시간 미만, 1-3시간, 3-5시간, 5시간 이상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하고, 더불어 자신의 주관적인 자각증상을 설문지에 표시하도록 요구했다. 사용시간과 건강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해 응답자 개인의 특성, 즉 연령, 성별, 하루 근무시간, 한달 휴가일, 하루 수면시간, 안경 및 콘택트렌즈 착용여부 등의 영향을 고려한 연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연령은 20-59세 사이였고, 주요 업무 내용은 판매, 고객관리, 회계, 입안 등의 일반 사무였다. 프로그래머나 컴퓨터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처럼 전문적으로 컴퓨터를 다루는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업무상 컴퓨터를 접하게 되는 사람들이다. 연구 결과, 정신장애 및 수면장애 증상은 하루 사용시간이 5시간 미만일 경우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5시간을 초과할 경우에는 증세가 뚜렷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적 장애는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사용할수록 시간과 비례하여 증세가 악화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개인용 컴퓨터 보급이 일반화되어 있어 누구나 장기간의 컴퓨터 사용으로 신체적, 정신적 장애와 수면장애를 겪을 수 있다. 너무 오랫동안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