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일수록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환자의 사망률이 더 높았음이 드러났다. 미국 UCLA대학 연구진은 사스 환자가 100명 이상 발생한 중국의 5개 지역 4,870명의 사스 환자를 대상으로 대기오염 수준과 사망률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지역의 사스 환자 사망률은 2.2배, 중간 정도 오염지역은 1.8배 높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기오염의 지표로는 미세분진,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오존 등의 대기오염 물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대기오염지수(API)가 사용되었다. 중국 본토에서는 2002년 11월 이후 1년 동안 5,327명의 사스 환자가 발생해 34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고되었다. 지역마다 다른 사망률을 두고 과학자들은 대기오염이 사스와 관련될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는데, 이번 연구로 이러한 개연성이 처음으로 입증되었다. 연구진은 “대기오염물질이 사스 환자의 호흡기관 상피세포를 자극하여 증세를 악화시켰고, 그 결과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으리라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일수록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호흡기질환을 비롯하여 심혈관계 질환자의 사망률이 더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보고된 바 있어, 이 연구에 신뢰감을 더해 주고 있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 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