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텍스(latex)’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사용되는 관엽식물인 ‘포인세티아(poinsettia)’ 주변에 얼씬거리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라텍스에 든 것과 같은 성분이 포인세티아에도 있어서 심각한 알레르기 증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2003년 11월 초순 미국에서 열린 한 학술대회(American College of Allergy, Asthma & Immunology)에서 알려졌다. 라텍스란 고무나무에서 나오는 끈적끈적한 우윳빛 액체로 고무장갑, 콘돔, 의료용구, 고무지우개, 유아용 젖꼭지, 풍선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어떤 사람들은 천연 라텍스 성분이 첨가된 제품을 만지거나 라텍스 입자를 흡입하면 알레르기 증세를 보인다. 증상에는 피부발진이나 비염 증상을 비롯해 심하면 가슴통증, 혈압강하, 천식, 호흡곤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의료인들이 감염을 막기 위해 라텍스 재질의 장갑을 많이 사용하면서 의료인 중에 라텍스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조지아 의과대학의 연구진은 라텍스 성분에 대해 알레르기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의 혈액을 채취하여 포인세티아 추출액과 혼합한 결과 40%의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포인세티아에서 발견되는 두 종류의 단백질이 천연 라텍스에 든 것과 같은 종류라고 한다. 포인세티아가 천연 고무 라텍스를 추출하는 브라질산 고무나무와 같은 계열의 식물이란 점을 고려할 때 이런 현상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번 크리스마스 장식에 포인세티아를 쓸 생각이라면 혹 라텍스 알레르기가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 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