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많이 마시면 면역체계 튼튼해진다

차(茶)를 많이 마시면 인간의 면역체계가 강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03;10.1073)
산부인과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보스턴의 브리검앤위민즈 병원과 하버드대학 의대 연구팀이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연구에서 “홍차, 녹차, 우롱차 등에서 검출되는 특정성분인 L-티아닌(theanine)이 박테리아(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곰팡이 등에 대항하여 싸우는 역할을 하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튼튼하게 해 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4주 동안, 한 그룹은 하루에 5잔씩 홍차를 마시게 하고, 다른 그룹은 커피를 마시게 한 후, 혈액을 채취하여 박테리아에 노출시켰다. 차를 마신 사람들의 면역세포가 외부 감염균과 대항하는 물질인 인터페론을 차를 마시기 전보다 더 많이 분비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커피를 마신 사람들에게서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면역체계가 증강되면 각종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줄어들고, 걸리더라도 가볍게 앓고 낫는다. L-티아닌 성분은 차뿐만 아니라 야채와 와인 등에서도 발견되는 물질이다.

앞으로 차에서 L-티아닌 성분을 추출하여 순도를 높이면, 면역증강제와 같은 의약품을 만들 수도 있으리란 전망도 제시되었다.

차를 많이 마시면 심장병 발생위험이 낮아지고, 골다공증 발생시기도 늦춰지며, 몇몇 알레르기 질환의 증상도 완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차가 각종 질병과 맞서 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기존의 연구결과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차를 많이 마시는 것이 곧바로 질병의 치료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며, 차의 카페인 성분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그러나 차 한잔의 여유가 심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