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많이 먹을수록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영국 암 학회지(British Journal of Cancer)’ 2004년 1월호에 발표되었다. 일본 국립암연구소의 과학자들은 1990년부터 2001년까지 40세에서 59세 사이 일본인 39,065명을 대상으로 소금 섭취량과 위암 발생률의 관계를 살펴봤다. 일본에서는 위암이 가장 흔한 암이며,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위암의 전조증세라고 할 수 있는 위축성위염(atrophic gastritis)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가 시작될 당시에는 조사 대상자 모두가 위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연구 결과, 소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위암 발생률이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들보다 각각 2.2 배(남성), 1.3배(여성) 높게 나타났다. 훈제음식을 많이 먹거나 야채와 과일을 적게 먹는 식습관도 위암 발생률을 높이는 위험요소로 밝혀졌다. 그러나 일본식 된장국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위암에 걸린 비율이 낮았다고 한다. 연구진은 “일본인은 전통적으로 훈제음식이나 소금에 절인 야채, 생선, 생선알, 젓갈 등을 많이 먹는데, 이 때문에 염분 섭취가 많다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의 역학자 팀 키 박사는, “앞으로 남은 과제는 음식 속의 염분이 문제인지 아니면 염분과 다른 성분이 함께 작용하여 위암을 일으키는지 밝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소금 섭취를 줄이면 위암뿐만 아니라 고혈압과 심장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면서 소금을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분 그 자체는 발암물질이라고 할 수 없으나, 위에서 발암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량의 염분을 섭취하면 위 표면을 덮고 있는 점액이 유실되어 위 상피세포가 거칠어 지고, 위벽에 흠집이나 궤양이 생겨 발암물질이 자리잡고 증식하는데 유리해진다. 즉, 소금은 일종의 보조 발암물질인 셈이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