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노인성 시력저하(황반변성)가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Archives of Ophthalmology, 12월호, 2003년) ‘노인성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이란 노화에 따라 황반 기능에 문제가 생겨 시력이 나빠지거나 심하면 실명까지 일으키는 질환이다. 하버드 의과대학과 보건대학원의 공동 연구진은 노인성 황반변성 초기단계에 있는 60세 이상 노인 261명을 대상으로 4년 6개월간 추적연구를 실시했다. 연구를 마쳤을 때 101명의 증세가 악화되어 있었는데, 지방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비해 증세가 악화된 비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동물성 지방이나 식물성 지방에 관계 없이, 전체 지방 섭취량이 많을수록 두드러졌다. 생선지방은 일부 사람들에게는 증세 악화를 막는 효과가 있었고, 특히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 견과류를 섭취한 사람들은 증세가 나빠진 비율이 40%나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진은 “지방 섭취가 늘어나면 눈의 동맥에 지방 찌꺼기가 축적되어 노인성 황반변성의 진행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평균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일단 이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완전히 치료할 방법은 없고, 단지 병의 진행을 늦춰주는 제한적인 치료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노인성 시력저하를 예방하려면 젊을 때부터 지방 섭취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