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너무 더운 방에서 재우면 ‘돌연사’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돌연사 연구협회는 1세 미만의 아기를 둔 187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젖먹이 아기를 둔 부모들 중에는 아기가 자는 방의 적정 온도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아기가 자는 방의 온도를 짐작해보라는 질문에서는 전체 설문대상의 20%만이 정확한 온도를 맞췄고, 40%의 부모들은 실제 온도보다 더 낮게 대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20%는 아기방의 온도가 권장 온도인 섭씨 16-20도보다 더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언제든지 적정 온도보다 방을 덥게 만들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아기가 자는 방에 개별 온도조절 스위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온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연구를 이끈 조이스 엡스타인 박사는 “젖먹이 아기들은 실내 온도가 너무 높으면 돌연사할 위험이 높아진다. 아기가 잠을 자고 있을 때는 방 온도에 신경을 쓰고, 아기가 땀을 흘리지는 않는지 수시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는 것은 문제지만 손발이 차가운 것은 걱정할 게 못 된다”고 조언했다. 아기의 방에는 온도계를 구비하여 온도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후 10주 만에 돌연사로 아기를 잃은 한 부모는 “아기를 재울 때 옷을 너무 많이 껴 입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기가 자면서 땀을 흘린다면, 특별히 아프지 않는 한, 체온이 적정 수준을 넘어섰음을 뜻한다. 인체는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돌연사의 원인과 예방법은 지금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최근에 아기가 부모와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잘 경우 질식 등으로 돌연사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돌연사 예방법으로는 아기를 반듯하게 눕혀서 재우고, 아기 방에서 금연하며, 실내에서는 아기에게 모자를 씌우지 않는 것 등이 있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