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가 1996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에 거주하는 3~10세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폐증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1만 명당 34명의 어린이가 자폐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제289호;49-55쪽, 2003년 1월) 이것은 1990년 이전에 발표된 1만 명당 3명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흑인과 백인 사이에 유병률의 차이는 없었으나, 남자 어린이가 여자 어린이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연구진은 이 결과를 미국 전체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최근에 미국 뉴저지 주와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고 했다. 이 조사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환경적 영향이 자폐증을 발전시킨다는 증거가 없고, 홍역 예방주사나 수은이 함유된 백신을 접종하면 자폐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주장 역시 뒷받침할 만한 연구 결과가 없다고 했다. 이 결과는 10년 전에 비해 자폐증으로 분류하는 범위가 넓어졌고 자폐증 어린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자폐증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에 대한 서비스가 증가했기 때문에 의료인이 자폐증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자폐증 환자가 증가했을 수도 있지만 주변 여건이 자폐증 환자의 수를 더 부풀렸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미국의 기타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확실하게 결론 지어질 것이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