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간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 연구자들은 가공식품과 튀긴 음식에서 흔히 발견되는 전이지방산(trans fatty acids, 이하 ‘TFAs’로 약칭)의 위해성에 대하여 경고해 왔다. 이에 대해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널드가 동종 업계에서는 최초로 자사의 ‘프렌치 프라이’를 비롯한 튀김음식 류에서 TFAs와 포화지방의 양을 각각 48%, 16% 씩 줄이기 위해 새로운 기름을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Harvard University, 『NOW』, 2002년9월) 2005년 5월, 우리나라의 한 치킨 체인업체에서도 트랜스지방 대신 몸에 좋은 올리브유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업계 중에서 최초로 움직이기 시작한 회사를 비난할 마음은 없지만, 그런 결정을 내리는데 왜 그리 오래 걸렸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에릭 림 (Eric Rimm, 영양역학 전공) 교수의 반응이다. TFAs는 몸에 유익한 콜레스테롤의 수준은 낮추면서 해로운 콜레스테롤의 수치는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소량이나마 유제품이나 육류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저장기간 연장을 위해 식물성 포화지방 (hydrogenated vegetable oil)이 사용된 마가린, 쿠키, 크래커, 케익, 냉동식품 등과 같은 식품에서도 발견된다. 이 대학의 연구자들은 이번 조치에 대하여 일단 환영하면서도, “맥도널드 측에서 48%의 TFAs를 줄이겠다고 한 것이 시작으로는 의의가 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미국인의 식단에서 더 많은 TFAs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TFAs를 섭취함으로써 건강에 유익한 점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잘된 결정이다. 앞으로 맥도널드를 찾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TFAs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는 간접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대학 월터 윌렛(Walter Willett, 영양역학 전공) 교수의 말이다. 사실 그 동안 수많은 연구들은 TFAs가 심장병뿐만 아니라 2종 당뇨병의 위험성도 높여준다는 결과를 밝혀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식품의 표지에 TFAs의 성분표시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림 교수는 “식품 표지에 TFAs 성분표시를 의무화 함으로써 이 물질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곳에서는 사용억제를 유도하고, 식품회사 들은 건강에 유익한 재료로 바꿔나가길 바란다. 또한 맥도널드 뿐만 아니라 동종의 다른 식품 회사들도 TFAs의 사용을 줄이는데 적극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자신의 소망을 피력했다. 맥도널드 본사에서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동일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지사에서도 이에 준하는 발표가 언제 나오는 지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