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는 1998년 1월부터 대부분의 곡류에 엽산(folic acid) 성분을 강화하여 판매하게 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캐나다인들은 하루에 0.1-0.2mg의 엽산을 음식을 통해 추가로 섭취하게 되었다. 캐나다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취한 이유는 기존의 연구 결과에서 엽산 성분의 섭취가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대해 예방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州)의 연구진은 이러한 강제적인 정책의 실시가 질병예방 측면에서 효과를 발휘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실시했다.(『The Lancet』제360호;2047-2048쪽, 2002년 12월21-28일) 이를 위해 연구진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의료보험 프로그램에 등록된 336,963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정책실시 전 48개월(1994년 1월~1997년 12월)과 실시 후 29개월(1998년 1월~2000년 5월) 동안의?태아의 신경관손상증(neural tube defects) 발생건수를 비교했다. 연구결과 정책실시 전에는 신경관손상증이 임신 1000건당 1.13건이 있었으나, 정책 실시 후에는 임신 1000건당 0.58건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곡류에 엽산 성분을 강화하는 정책을 실시 한 후에 이 질병이 48%(95% 신뢰구간: 33%~60%, p<0.00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자들은 “0.2mg의 엽산을 곡류를 통해 추가로 공급함으로써 캐나다 여성들에게 하루 0.3-0.4mg의 엽산을 섭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는데, 이 정도의 엽산 섭취로도 태아의 신경관손상증의 발생을 30~40%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이러한 정책을 실시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를 포함하여 지금까지의 수 많은 연구들은 엽산 섭취의 질병 예방효과에 대해 지속적인 보고를 하고 있어, 이제 엽산효과는 가설에서 이론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곡류에 엽산 성분을 강화하는 정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일부의 여성들은 비타민의 복용을 통해 인위적으로 충분한 양의 엽산을 섭취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이를 실천하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하루 권장량(0.4 mg) 만큼의 엽산을 섭취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매일 먹는 곡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책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은 건강한 아기가 태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의 하나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