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허리통증을 느끼게 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2003년 신경과학회 연례 세미나에서 발표되었다. 호주 퀸즈랜드대학 연구진은 연구대상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러닝머신 위에서 걷기만 하고 나머지 한쪽은 걸으면서 신문기사를 소리 내어 읽거나 말을 하도록 한 뒤, 몸통 근육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말을 하지 않고 걸은 사람들은 몸통 근육이 정상적으로 움직였지만, 걸으면서 말을 한 사람들은 몸통 근육의 움직임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몸통 근육은 척추를 보호하는 역학을 하므로, 이 근육의 움직임이 감소했다면 척추 보호 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인체는 발이 땅에 닿는 순간에는 숨을 내쉬도록 설계되어 있다. 발이 땅에 자연스럽게 닿아서 척추가 받는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걸으면서 동시에 말을 하면 이런 호흡패턴이 깨져 걸을 때 발에 더 큰 충격이 가고, 이것이 척추로 전달되어 허리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근육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면 뇌는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매기는데, 걸으면서 말을 할 경우 걷기보다 말하기가 우선순위에 놓여 안정적인 스텝에 신경을 쓰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걸어가면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전화기를 오랫동안 들고 있으면 어깨부분의 근육경직 현상까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통증을 방지하려면 걸으면서 전화하는 일은 되도록 줄여야 하며, 특히 요통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이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