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도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면 심장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Physiological Society’s conference, 2003년 12월) 영국 에섹스 대학 연구진은 자원자를 대상으로 고강도와 중급 정도의 운동을 하게 한 후, 평상시의 심장박동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고강도의 운동을 한 사람들은 운동 후 최고 30분이 지나도록 심장 박동수가 유의하게 높았고, 한 시간이 지나도 보통 때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반면 이 보다 낮은 강도의 운동을 한 사람들은 15분 내에 정상 박동으로 돌아왔다. 발레리 글레드웰 박사는, “운동 등을 한 뒤에 정상 박동수로 돌아오는 시간이 짧을수록 심장에 문제가 생길 위험도 줄어든다”면서, “심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운동 처방은 매우 중요하지만,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고강도 운동이 심장병 환자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짧은 시간에 갑자기 힘든 운동을 해도 심장에 크게 무리가 갈 수 있다. 예를 들면, 폭설이 내린 뒤에 눈을 치우는 작업은 누구에게나 심장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설작업은 평소에 하지 않던 익숙하지 않은 일이고, 낮은 온도에서 짧은 시간에 고강도로 이루어지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 모두가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인들이다. 연구진은 운동이 심장질환 예방에 유익한 건 사실이지만,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강도 높은 운동은 오히려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벼운 운동이라도 평소에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