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 무심코 지나치다 큰 코 다친다

밤늦게까지 활동하는 인구가 늘고 늦게 잠자리에 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이들도 늘었다. 수면장애는 단순히 잠을 못 자는 데 그치지 않고 만병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는 증거가 잇따라 나왔다.

<국제수명센터>는 2003년에 수면장애 현상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수면 부족으로 기억력이 감퇴하고, 낙상 사고나 우울증, 심장질환 등의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한다. 수면장애 현상은 특히 배우자를 잃는 등의 정신적 충격을 받았거나, 육체적 활동량이 줄며 밖에서 햇볕 쬐는 시간이 부족하고,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노인들에게 더 자주 나타났다.

대표적인 수면장애 증상으로는 ‘수면 무호흡증(코 골기)’과 ‘불면증’이 있다. 자면서 코를 골면 산소가 부족해져 자주 깨고 다음 날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코를 고는 사람들은 고혈압, 심장병, 당뇨 등의 각종 질환과 자동차 사고에 더 많이 노출된다. 깊은 잠에 빠지지 못하는 불면증도 주된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우울증 같은 심각한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나기 쉽다. 비만, 알코올, 흡연, 코 막힘, 폐경 등도 불면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수면장애 현상은 각종 질병의 원인인 동시에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수면 부족은 영양이 부실한 것과 같아 각종 질병에 쉽게 걸리는 상태를 만들 수도 있다. 잠은 습관적이기 때문에 잠 자는 습관을 고치면 어느 정도 수면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숙면을 취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실천 방안 열 가지를 소개한다.

1. 규칙적인 운동은 잠을 푹 자게 도와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늦은 오후 시간에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고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운동을 끝내야 한다.
2.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인간의 생물학적 리듬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면 쉽게 잠들 수 있   다.
3. 잠깐 낮잠을 자서 수면 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 낮잠을 자면 밤잠을 설치게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30분 이내 의 짧은 낮잠은 숙면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4. 밖에서 걸으면서 햇볕을 쬐어도 수면 패턴 유지에 도움이 된다.
5. 카페인은 숙면에 방해가 되므로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약국에서뿐만 아니 라 슈퍼마켓에서 시판되는 각종 음료수에도 카페인이 든 것이 매우 많다.
6. 포만감이 숙면을 방해하므로 저녁식사 때 과식하지 않는다. 저녁을 걸러도 허기가 져서 잘 잘 수 없다.
7. 잠자리에 들기 전 음료를 많이 마시지 않는다. 한밤중에 화장실을 가려고 깨야 하기 때문이다.
8. 취침 전 흡연을 피한다. 각성제 역할을 하는 담배는 숙면의 적이다.
9. 늦은 밤 컴퓨터 사용을 자제한다. 모니터에서 방출되는 밝은 불빛은 밤의 호르몬 ‘멜라토닌(melatonin)’의 생   성을 억제하여 잠들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한다.
10. 단기간의 수면장애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멜라토닌 보충제를 섭취할 수도 있지만 아직 효능과 안전성, 적절 한 복용량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