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솔담배가 더 나쁘다

박하향의 시원한 느낌 때문에 흡연자들이 즐겨 찾는 멘솔(menthol)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해롭다고 한다. 멘솔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의 부산물인 코티닌이 신체에서 완전히 제거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Nicotine & Tobacco Research』2002년 12월호)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진은 지난 15년 동안 하루에 평균 20.4개피의 담배를 피운 16명의 흑인 여성과 16명의 백인 여성을 대상으로, 흡연 후 코티닌의 체내 잔류시간을 측정했다.

코티닌의 체내 잔류시간은 정상적으로 담배를 피운 다음 날에, 하루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고 일정 시간 간격으로 농도 변화를 측정하여 구했다. 그 결과 일반 담배 흡연자 그룹에서는 코티닌이 신체 밖으로 완전히 배출되는 데 18.1시간이 걸렸지만, 멘솔담배 흡연군에서는 23.1시간이 걸렸다. 지난 몇 년 동안 음주를 했던 사람일수록, 몸에 지방이 적은 사람일수록 코티닌이 배출시간이 길었다. 이는 인종의 차이 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멘솔담배는 발암물질로 알려진 타르와 중독성을 유발하는 니코틴의 농도가 일반 담배에 비해 더 높은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흑인여성 흡연자들이 멘솔담배를 많이 피우는데, 이런 습관 때문에 흑인여성 흡연자가 흡연으로 사망하는 확률이 더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글-전상일(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