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두뇌자극이 알츠하이머병 예방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은 노인들에게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들이 일관되게 제시하는 결과는 “두뇌작용을 자극하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병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미국의료협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제287호(742-748쪽, 2002)에 러시 알츠하이머병 연구소(Rush Alzheimer’s Disease Center. 미국 시카고 소재) 연구진이 발표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연구가 시작될 당시에는 치매 증세가 없었던 미국의 장년(長年) 가톨릭 성직자(수녀, 신부)와 그들의 형제 800여 명을 대상으로 4년 6개월 가량 ‘정신적 자극을 주는 활동의 참여도와 알츠하이머병 발생률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봤다.

‘정신활동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된 항목은 ‘책 읽기, 잡지 읽기, 신문 읽기, TV 시청, 라디오 청취, 카드놀이나 낱말퍼즐게임 등의 게임 하기, 박물관 가기’ 등의 7가지였고, 각 항목에 대한 빈도를 점수화하여 정신활동의 지표로 사용되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정신적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뜻한다.

결과는 이렇게 나타났다. 정신활동 정도의 점수가 50%대로 조사된 사람들은 10%대의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이 28% 감소하고, 인지능력 저하현상도 3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활동도 점수가 90%대인 사람들은 이보다 더 큰 감소율(알츠하이머 발병률 47% 감소, 인지능력 저하현상 60% 감소)을 보였다.

정신적 자극을 주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어떻게 알츠하이머병의 발생을 막아주는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가설이 존재한다. 첫째는 “인지능력을 발달시키는 기능을 반복 사용하면 그 기능이 점점 강화되고 이것이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방어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둘째는 “정신적 자극을 주는 활동에 자주 참여하게 되면 기억력이 예리해지고 지각속도가 빨라지며, 이것이 나이가 들면서 저하하는 지각능력을 보상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어떤 가설이 더 진실에 가까운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단지 정신적 자극을 주는 활동에 참여해 즐기는 것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 발생과 인지능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기존 학설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글-강재희(보건학 박사·하버드의대 채닝연구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