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데서 사는 고단함에 대하여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 했던가. 모처럼 화창한 봄날이었던 지난 일요일, 느닷없이 지진이 밀어닥쳤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발생한 강진의 여파였다. 남아시아 대지진의 쓰나미 공포가 한반도에 재현될까봐 온 나라가 바짝 긴장했지만 다행히 최악은 면했다. 실내, 특히 고층건물 안에 있었던 사람들에겐 충격의 강도가 만만찮았을 것이다. 23층 높이의 아파트가 갑자기 휘청하는 느낌이 들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는 경남 양산의[…]

병든건물증후군

‘사무실 바닥은 과일향 세제로 말끔히 청소돼 있다. 다른 직원의 향수와 화장품 냄새도 풍긴다. 문 쪽으로는 담배 냄새가 조금씩 들어온다. 복사기와 프린터는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난방 때문에 창문은 잘 열 수 없다. 오후가 되면서 눈과 목은 건조하고 따끔거린다. 가슴은 답답하고 숨쉬기가 편치 않으며 머리가 아프기도 하다. 마른 기침을 할 때도 있다.’  하루 종일 실내에서 일하다[…]

빌딩 증후군, 건물이 나를 병들게 한다

지금 우리는 전통적 기준으로는 병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갖가지 병으로 시달리고 있다.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고 증세도 다양해서 의학적으로 실체를 규명하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병은 ‘질병’ 대신 ‘증후군(syndrome)’이라 불린다. 최근에 부쩍 자주 언급되는 ‘빌딩 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 SBS)’도 이 부류다. SBS란 건물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겪게 된 ‘두통, 피로감, 집중력 저하, 졸음,[…]

미래의 대안, 그린빌딩

“2%의 비용을 추가로 투자하여 향후 20년 동안 그 10배가 넘는 금전적 이익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어느 투자회사가 투자자 모집을 위해 내세운 선전문구가 아니다. 이는 ‘그린빌딩’이라고 하는 환경친화적 건물에 대한 경제성 평가를 실시했던 대규모 연구가 내린 결론이다. ‘그린빌딩’이란 에너지, 재료, 토지와 같은 자원을 좀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건물로, 자연적 환기 및 온도 조절[…]